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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예능

( 넷플릭스 추천 ) 스웨덴 드라마 < 러브 앤 아나키 Love & Anarchy >

by 초록베리 2021.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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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한 편 보는 게 이제는 왜 이렇게 힘든 일이 되었을까.

한국에 있었을 때는 줄곧 왓챠를 이용했었는데, 한국인이 대상이어서인지 보다 더 감성적이고 수수한 영화나 옛날 영화, 독립영화들이 많이 있었다. 그래서 나름 심심할 때 왓챠로 영화보기 참 좋았었는데.. 넷플릭스는 그에 반해 자극적이고 화려한 영화들을 앞다퉈 보여주기 바쁘다. 때문에 넷플릭스에서 내 취향의 드라마나 영화를 찾는다는건 진짜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다.

독일에서는 왓챠가 이용이 불가해서 어쩔 수 없이 넷플릭스를 보게 되었지만.. 글쎄 다달이 나가는 돈이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소위 요새 sns에서 말하는 '넷플릭스를 열고 고르다 시간 다 가는 사람' 이 나를 두고 하는 말 같다. 

뭐 이래나 저래나 어느날도 나는 넷플릭스에서 뭐 볼지 고르는 와중, 스웨덴에서 만든 드라마를 발견했다. 예고편을 보니 주인공들도 예쁘기도 하고 스웨덴은 어떤 드라마를 만드나 궁금하기도 해서 보기 시작한 드라마가 <러브 앤 아나키>였다. 

*이 포스팅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일단 전개도 빠르고 내용도 꽤 자극적이며 카메라가 줌아웃 하는 시선과 캐릭터들의 코믹한 연기가 참 조화롭게 잘 만들어진 드라마라다.  배우들도 매력적이고 주인공이 다니는 회사와 집의 인테리어도 꽤나 볼 만하다. 보는 내내 아아.. 북유럽 인테리어.. 조명 참 예쁘다.. 하는 감탄사를 내뱉게끔 깔끔하고 디자인적이다.

소피 [이다 엥볼]
보자마자 반하게 된 막스 [비에르 모스텐]
립스틱을 얻기 위해선 상대방의 미션을 완수 해야한다.

대략적인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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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소피는 어느 출판사의 컨설턴트로 들어가 일하게 된다. 똑 부러지고 카리스마 있는 커리어우먼인 소피는 남편과 예쁜 두 아이 그리고 멋진 집을 가지고 안정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어딘지 모르게 삶의 허전함을 느끼는 소피는 남편 몰래 자위하는 것으로 자신의 쾌감을 충족시킨다. 그러던 중 출판사에서 만난 IT 기사 막스에게 사무실에서 자위하는 모습을 들키게 되고 자위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삭제하기 위한 실랑이를 벌인다. 이 실랑이에서 묘한 쾌감을 느낀 소피는 서로에게 미션을 내리고 그걸 반드시 이수해야 하는 이상한 게임을 시작한다. 

아 여기서 소피역할의 배우 이다 엥볼의 연기가 참 사랑스럽고 어찌나 웃기던지. 막스가 게임을 이수하기 위해 미친놈 같은 일을 벌릴 때마다 거기서 소피는 큰 쾌감을 느끼는데, 새어 나오는 웃음을 억지로 꾹 참는 연기가 정말 가히 섬세했다. 자신의 이미지 때문에 파하하 하고 웃을 수는 없어서 꾹 참지만 입의 근육은 말을 듣지 않는 표정을 고대로 표현했다고 해야 하나. 

 

이 표정에서 나는 진짜 육성으로 터졌다. 풉

소피의 집은 겉으로 봤을 땐 화목하지만 계속 보니 남편 하는 말들과 행동이 아주 참 가관이었다. 유럽은 남녀 평등에 한국보다 더 가까운 나라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국에 있었을 땐 보이는 이미지 때문에 막연히 생각만 했었다. 그렇지만..아니. 유럽에서 살아보니 사람 사는 데 다 똑같더라. 여기도 여자의 인권은 여전히 남자보다 못하고 아직도 여성차별이 만연하다. 가부장중심사회가 아니다? 여기도 그렇게 다르지 않네 싶은 꼴을 직접 눈으로 꽤 자주 보았기 때문에 그 말에 동의 할 수 없다. 그래 뭐 물론 한국보다는 조금 덜 하긴 하다. 어쨌든 이 드라마에서 소피의 남편은 장인을 대하는 태도며, 소피 커리어에 대한 무차별적인 막말, 소피가 하는 행동에 대해 자신의 기준으로 미친년 취급하는 등 인간성이 글러터진 놈이다. 한참 보면서 이놈은 뭐 이따위로 말한담? 아 이래서 소피가 막스에게 사랑을 느낄 수밖에 없겠구나 하는 이유가 남편 자체에 있었기 때문에 냉정히 보면 불륜이지만 어쩔 수 없네 하며 자연스럽게 설득당하게 된다. 물론 막스 같은 페이스의 남자가 다가온다면 어느 여자가 밀어 낼 수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ㅎㅎ

 

대부분의 이런 이야기가 그렇듯 결국 사랑에 빠지는 둘

워낙에 나는 한국에서도 로맨틱코미디를 좋아했기 때문에 온통 범죄 수사물인 독일 드라마에는 참 질려있었다. 그래서 이 드라마에서 둘이 서로에게 사랑에 빠져가는 모습이 어찌나 짜릿하던지.

 

겉으로 보이는 내용은 불륜 이야기가 크게 보이지만 드라마에서는 페미니즘, 또는 남성의 권위주의, 빠른 변화에 뒤쳐지는 기성세대, 개인의 다양성 존중 등등 전 세계 사회 속에서 벌어지는 문제들과 현상에 대해 해학적으로 집어냈다고 생각한다. 주인공들 뿐만 아니라 출판사에서 등장하는 직원들과 편집장, 보스와 같은 인물들 또한 이야기에서 각자 뚜렷이 개성적으로 그려졌으며 상징적이었다. 

 

아 재밌어서 이틀에 걸쳐 다 끝냈다. 벌써 시즌 2가 기다려진다.

추 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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