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내 나이 또래나 어린 친구들에게, 또는 패션에 조금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하나쯤은 소장하고 있는 가방이거나 장바구니에 담아두는 브랜드로 프라이탁이 빠질 수 없다. 나 또한 한국에서부터 친구와 동생 때문에 알게 된 브랜드였으며 사실상 그저 버려진것을 재활용해서 만든 친환경 가방이고 단순히 예뻐서 좋아했다.
프라이탁 브랜드 스토리
(나는 프라이탁이 여태 독일 브랜드인줄 알았지 뭔가. 프라이탁이 독일어여서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생각했던듯하다. 스위스도 독일어권 나라지 참..)
1993년 디자이너였던 형제 마쿠스 프라이탁과 다니엘 프라이탁은 낡은 트럭커버, 중고자전거 튜브, 자동차 벨트를 재활용해 메신저 백을 개발했다. 둘의 이동수단은 보통 자전거였는데, 그들이 거주하던 도시는 스위스 취리히였다. 취리히는 평균적으로 비가 많이 내리는 도시였다. 그래서 그들은 자전거를 탈때 매는 가방이 종이류를 넣어도 비에 젖지 않는 견고한 가방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 우연히 트럭을 덮고 있는 질기고 색깔도 다양한 타폴린이라는 천을 보았고 거기서 영감을 받았다. 이 타폴린이라는 천은 질기고 발수성이 있어 일반 가방 만드는 천들보다 내구성이 훨씬 좋았다. 그들은 이 타폴린 천으로 가방을 만들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월 300유로짜리 허름하고 작은 아파트에서 둘은 낡은 타폴린 천과 중고 자전거 바퀴의 고무튜브, 자동차의 안전벨트로 박음질을 하여 첫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낸다.
처음 프라이탁 가방을 접했을 때 낡은 타폴린천에서 오염된 흔적때문에 더럽다는 인상을 가지기가 쉽다. 물론 그당시 이가방을 본 사람들도 같은 생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내 이 가방이 무엇으로 만들어졌고 어떤식으로 제작되었는가를 알게 되자 사람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고 한다. 버려지고 낡은 재료로 새로운 영혼을 불어 넣어주는 업사이클링의 제작방식은 그 시절 뿐만아니라 오늘 날까지 사랑받을 수 밖에 없는 큰 이유이다.
고객들은 우리가 제품을 어떻게 만드는지 이미 잘 알고 있고,
그부분에 대해 가격을 지불하려고 한다.
그들이 말하는 것처럼 우리가 프라이탁을 사서 매는 이유는 단순히 가방을 소비한다는 개념이 아닌 이 브랜드가 가진 철학에 끄덕이며 이는 내 가치관을 반영함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패션업계는 늘 새로움을 찾기때문에 오늘날 싼 노동력으로 빨리 다양한 디자인을 많이 생산하고 버리는, 일명 패스트패션이 대중화된 요즘, 그 속에서 이런 정체성을 가진 브랜드는 더 빛이 날 수 밖에 없다.
프라이탁이 비싼 이유
아니 도대체 재료를 재활용해서 쓰고 얼핏보면 더러워 보이는 이 가방이 도대체 가격은 또 왜이리 사악한걸까? 라고 의문을 품을 수 있다.
1. 일단 프라이탁 가방은 재단과 세척하는 부분에서 사람의 손을 많이 거친다. 일단 트럭 방수포로 쓰여졌던 타풀린을 가져와 쓸 수 있는 부분만골라내는 작업을 한다. 그리고 새로운 천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세척을 해야한다. 그리고 가방디자인에 맞게 프라이탁의 디자이너들이 다양한 컬러와 무늬가 이미 프린팅 된 천을 색상과 비율을 조합해서 재단을 한다. 들어보면 공정이 그리 간단치 않으며 시간이 많이 들어가는 작업이다. 그러므로 재료비는 덜 들더라도 인건비가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2. 업사이클링이라는 스토리텔링. 구매버튼을 누를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은 바로 이 브랜드가 가친 가치다. 어찌보면 우리는 환경을 생각해야한다라고 마음속으로만 생각하고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잘 모르는게 대부분이다. 프라이탁이 지닌 가치를 산다는 것은 환경보호에 일조한다고 할수있다. 버려진것을 재활용해서 새로운 유용한 무언가를 창조해내는것.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합리적인 소비라는 생각이 드는것이다. 프라이탁이 수작업이기 때문에 비싸다는것도 성립 되기는 하지만, 브랜드가 가진 고유성을 수치화 시킨 것이 가격인데, 우리는이 프라이탁이 가진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기 때문이다. 명품을 사는 이유 처럼 말이다.
근데 이런저런 이야기 다 떠나서 일단 뭐, 디자인이 예쁘지않은가. 아무리 업사이클링의 방식으로 만든 친환경 가방이라는 설득력있는 스토리도, 디자인이 구렸다면 이런 폭발적인 인기는 없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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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5 - [독일/독일 정보] - 제 2의 프라이탁? Pinqponq 핀크폰크_독일 리싸이클링 가방 브랜드
프라이탁 단점
개인적으로 프라이탁 가방에서 아쉬운 점은 데일리용으로 들고 다니기에 좀 무겁다. 가방 자체가 일단 무거우니, 나같이 짐을 많이 들고 다니는 보부상들에겐 ㅠㅠ .. 타폴린천이 아무래도 질기고 무게감있는 소재다 보니 이는 어쩔 수 없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프라이탁 라씨가 제일 인기 있는 라인인것같다. 적당한 크기 적당한 수납공간. ㅎㅎ
베를린에 놀러오는 친구들 보면 하나같이 프라이탁 매장에 들리는 것은 빠질 수 없는 일정이다. 한국에 비하면 훨씬 저렴하고 한국에는 나와있지 않은 모델들도 많기 때문. 타폴린천을 랜덤으로 가져와 랜덤으로 배색하고 조합하기 때문에 거의 다른 디자인이 나온다. 그래서 고르는 맛이 있기도 하다. 이 희소성 때문에 엄청 탐색을 하는 프라이탁 팬덤들.. 희소한 디자인은 리셀가도 꽤 높아서 지를 이유가 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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